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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대한 고찰_MZ인터뷰
J의 우울한 단상 (Z세대 10대 女)
“고등학교 올라오니 마음이 통하는 친한 친구가 없어. 중학교 친구들은 다 다른 학교에 갔고… 인서울 대학에 꼭 들어가야 하는데 자신도 없고…” “요즘 운동은 안 하니? 고모 작년에 클라이밍 했었는데 J도 잘할 것 같은데” “정말? 안 힘들어? 그런데 엄마가 안 보내줄 거야…”
▶▶ 중학교 때 J는 선생님 추천의 성적 우수 학생만 전교회장이 되는 학교 전례를 깨고 자진해서 전교회장이 될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에다가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승부욕이 남다릅니다. 공부 빼고 자신이 마음먹은 것은 다 쟁취할 만큼 근기도 있죠.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중학교 때까지 2순위여도 된 공부가 친구관계, 학교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존재감이 약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져 우울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노력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 해주길 바라게 됩니다.
Y의 우울한 단상 (Z세대 20대 초 男)
“학교 과제, 평일 아르바이트, 주말 풀타임 알바까지 하느라 친구 만날 시간도 없어요. 또 술도 처음 마실 때 너무 오바를 해서 웬만하면 안 마시려고요.” “엄청난 실수를 한 거예요?” “아니요. 새벽까지 사람들 못 가게 하고 그랬대요.” “에이~별거 아니네요.” 그리고 입버릇처럼 알바를 그만 둘 것처럼 말합니다. 최근 몇 번 실수가 있어 점장님께 혼났는데 한 번 더 실수를 하게 되면 자진해서 그만두려고 한다고 말합니다. “점장님은 Y님 되게 믿고 좋아하시던데요. 저한테 밝고 건실하고 센스 있는 청년이 들어왔다고 엄청 좋아하셨어요.” “아, 정말이오? 그런데 지금은 아닐 거예요.”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본인에게 시키겠어요? 점장님 안 계시면 본인이 점장님 역할까지 해내잖아요. 그게 엄청 신뢰하는 거죠. 점장님이 살갑게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신 거죠.” “정말 그럴까요?”
▶▶ 그가 말하는 실수란 가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는 실수도 아니고 서비스 불만족 정도의 실수입니다. 점장님도 막말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예의를 갖춰 조심스럽게 피드백을 하는 스타일이고요. 그 친구는 평가에 예민합니다. 작은 실수에 금방 침울해집니다. 그런데 저라도 그 친구 입장이면 알바가 싫은 게 아니라 미안해서 그만두겠다는 얘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친구는 사소한 실수로 위축되어 있기에는, 센스 있고 성실하고 누구에게나 신뢰받을 수 있는 타입입니다.
H의 우울한 단상 (M세대 30대 초 女)
H는 평일 직장, 주말 풀타임 알바에 평일 직장 퇴근 후에는 아프리카 방송을 하면서 돈을 법니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면서 빚을 갚고 생활을 하려면 그렇게 벌어도 모자란다고 합니다. 최근 직장 일이 힘들어 퇴근 후 녹초가 되면서 아프리카 방송을 못하고 있다며 고정 시청자 이탈을 걱정합니다. 직장 생활은 일이 고되기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해서 퇴근 후 방송을 켤 여유가 안 생긴다고요.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주지 않아요. 조금만 잘하는 모습을 보이면 금방 일을 떠맡겨 버려요. 그래서 욕을 먹지 않고 또 잘하게 보이지 않는 정도로만 일을 해요.” 그녀는 센스가 엄청 좋습니다. 이곳에서는 적당히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일을 하고 있으면 말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도와줍니다. “조금만 튀어도 말이 돌고 윗사람은 자기보다 잘나 보이면 싫어하기 때문에 적당히 바보처럼, 모르는 척 살아요.”
▶▶ 그녀의 외모는 화려합니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은빛 도는 블루톤 긴 머리, 큰 키에 서구적인 몸매는 과감한 의상까지 자연스럽게 소화시킵니다. 약간 게임 속 캐릭터 같습니다. 그런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말투는 순둥순둥합니다. 게다가 아프리카 TV(여캠)을 하는 그녀는 직장이라는 보수적인 조직에서 충분히 입에 오르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핏줄 하나 섞이지 않는 사람들이 제게 말해요. 정신 차리라고요. 제가 그렇게 잘못사는 걸까요?” “아뇨. 되게 멋있어요. 그렇게 살아봐야 나중에 여한이 없어요. 정말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프리카TV 하면서 성적 농담들을 계속 받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무의식에 상처로 쌓이고, 그게 자존감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런 정보들에서 나를 잘 보호하면 좋을 것 같아요.” “네, 안 그래도 그런 사람 있으면 사정없이 강퇴시켜요.”
너무 사랑스러운 흰고래 “벨루가”
수족관에 갇힌 고래들은 우울증과 이명현상(청각이 유난히 발달한 고래에게 인간 세상은 너무 소음이 큽니다)을 겪는다고 합니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과 평가로 만든 수족관에 스스로를 가두고 우울함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우울에 대한 고찰
왜 우리의 마음은 타인에 의해, 환경에 의해 쉽게 무너질까요? 저의 경험을 비춰보면 마음이 무너지는 순서는 [불쾌감-불안감-우울감-망상-강박-공격성] 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불안감까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불안감이 스스로의 생각, 행동을 바꾸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좋은 기능을 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만성화되면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고요. 우울증에 대해 책 클루지에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우울증은 보통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다.
개리 마커스 「클루지: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스스로 타인의 평가에 미치지 못함을 인정하면 우울증까지 가지 않고 다른 경로를 재탐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지 않은 채 다양한 *클루지가 작동되면 계속 우울에 매몰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불완전함을 통찰하고 그것을 개선을 위한 소중한 단서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굳이 그 불완전함을 수리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클루지kluge : 인간의 마음이 세련되게 설계된 기관이라기보다 서툴게 짜 맞춰진 기관으로 오류를 일으키고, 그것이 만들어낸 엉성한 마음의 함정들을 일컫는다. 우리의 마음은 생존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방해받는 진화의 법칙, 즉 진화의 관성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과 세계는 불완전하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클루지를 이겨내는 방법을 제안한다.]
어린 시절 저는 너무 특출난 오빠와 언니와 비교해서 자존감이 낮았습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부족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은 정보를 강박적으로 수집했고, 작은 언행이라도 크게 부풀리며 망상적 사고까지 했습니다. 사실상 엄마 아빠는 막내인 제게는 다른 방식의 사랑을 주었는데 그것은 전혀 인정하지 않았죠. 급기야 자꾸 떼를 쓰고 이상행동을 하는 요즘 오은영의 처방이 필요한 금쪽이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난 오빠 언니보다 공부는 못하지만, 엄마 아빠는 나를 안고 있는 것을 좋아하고, 말만 하면 웃고 즐거워해. 그러니까 난 엄마 아빠를 웃게 하는 귀여운 딸인 거야.” 그러면서 저만의 사랑받는 강점을 찾고 형제의 서열에 승복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오빠, 언니와 같은 평가를 받아야 부모님의 사랑으로 보호받는 무리에 속할 수 있다는 클루지에 빠져있었고, 매일 강박과 편집적인 확인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생사가 걸린 치열한 전쟁이었고, 오랜 시간 치른 전쟁으로 심리적 붕괴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새로운 아이템 귀여움이라는 클루지를 선택하면서 가족에 속해있음이 불안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클루지, 그 불완전한 함정에서 일순간에 빠져나오기는 어렵지만 내가 조절할 수 있다면 다양한 클루지를 활용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클루지를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는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됩니다. 우울감이라는 클루지는 아마도 내가 패배함을 인정하지 않음에서 오는 것이라면, 일단은 승복하면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로를 스스로 찾거나, 더 중요한 것은 정말 나다움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타인에게 집중된 삶의 주도권을 나에게 가져오면 될 것 같습니다.
음해와 음모로 주인공 고생시키는 드라마 안 좋아해서 안 봤지만, 감동 장면은 유튜브 영상짤로 섭렵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 마
내 인생은 이제 시작이고
난 원하는 것은 다 이루고 살 거야!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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