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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자인페스티벌_당신의 오브제는?
최근 콜라보로 진행하는 사업들을 기획하면서 누군가가 공들여 만든 브랜드를 파악하느라 뇌의 총량을 몰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할당된 에너지가 없었네요. 누군가 돈과 시간, 정성을 쏟아 만든 브랜드임을 알기에 대충 훑어보고 확증하는 오류를 범하면 절대 안 됩니다. 브랜드를 존중하고 가치를 알아봐 줘야 합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만난 다양한 브랜드
2022.12.20(화)~23(금)까지 코엑스 Hall C에서 열린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디자인 대표 잡지인 “월간 디자인”이 주최로 2002년부터 개최한 디자인 전문 전시입니다. 누군가의 애정이 담긴 브랜드들을 존중하며 관람했습니다. 사람, 바다, 나무, 비닐, 메탈, 가죽, 빛 등의 다양한 오브제로 대중적인 브랜드보다는 희소성과 작품성이 있는 디자인들이었습니다.
끌림이 있는 브랜드의 특징
모두 저마다의 개성과 정성이 들어간 작품들이었지만, 그중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작품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1.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내어 다듬어진 듯한 정성스러운 작품
명품은 디테일에서 결정이 난다고 하죠. 예전에 올림픽 픽토그램부터, 유명 일간지 가로쓰기까지 진행하신 국내 최고 권위자와 회사에서 후원하는 NGO 기관 로고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로고 하나를 만들기 위해 기관의 철학과 히스토리를 열정적으로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고 역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경지까지 오른 분은 뭔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모두의 박수를 받은 멋진 로고를 만들어주셨고요. 그리고 더 감탄했던 것은 이야기하지 않으면 식별도 불가능한 작은 홈 라운딩 0.몇mm로 여러 차례 안을 수정하면서 밤을 새우셨다는 것입니다. 그 디테일의 정성이 그 로고의 품격을 높여주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연륜 있는 작가의 아주 단순하고 심플한 작품
실력 있는 작가일수록 순간적으로 영감을 표현할 줄 압니다. 터치는 빨라지고 표현은 단순해집니다. 그런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습작을 해야 합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빼기를 하는 과정에서 선하나에도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유난히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는데 작가 프로필을 보니 연륜이 있고 많은 전시와 수상 경력이 있는 분이더라고요. 역시나 했습니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 아쉽습니다.


▲디테일이 살아있고 완성도가 느껴지는 작품


▲깊이와 연륜이 느껴지는 작품
당신의 인생 오브제는?
그림을 그리던 대학시절이 생각납니다. 획일적인 입시미술에서 벗어나 각자의 오브제로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색이 입혀집니다. 처음 선택한 오브제를 계속 발전시키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는 친구도 있고, 유명 작가들의 기법을 모방하면서 자신만의 색을 찾지 못하고 졸업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후자가 많았습니다.
저는 후자이면서 전자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여러 대중 브랜드들을 믹싱해서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나다움’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좀 더 자기 색이 짙은 순수 창작으로 가고 싶었기에, 그저 예술 감각이 아닌 카피를 잘하는 ‘나’로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당신이 만약 작가라면, 어떤 오브제를 사용했을 것 같아요?” 친구는 생각에 잠기더라고요. 예전부터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난 많은 것을 경험했지만 정작 깊게 몰입한 것이 없는데, 당신은 삶을 깊게 경험한 것 같아 부럽다고요. 근데 이젠 얕을 순 있지만 넓은, 그래서 융합을 잘하는 나를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것 또한 나다움이고, 오랜 시간 발달과정을 거쳤을 나의 뇌 기능이니까요.
자신의 니즈부터 충족시키기
얼마 전 후배 부부를 만나 그들의 두 번째 직업이자, 브랜드를 컨설팅해 줄 기회가 있었습니다. 손재주가 있고 가구 만들기를 좋아하는 남편 후배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아직 배워야 하는 단계라며 선뜻 시도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몰입해 보는 거야. 그 몰입이 깊어지게 되면, 그다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작품을 만들게 될 거고, 그 마음이 확장되어 당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생기게 될 거야. 일단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해.”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그것이 행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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